야구여행

2019 프리미어12 직관후기

야구여행가 2020. 2. 27. 23:05

2006 WBC 때는 중3, 2008 베이징 올림픽 때는 고2, 2009 WBC 때는 고3, 2013 WBC 때는 군대.. 뭔가 굵직한 대회 때 마다 국제대회를 온전히 못 본게 너무 아쉬웠다. 2015 프리미어12 랑 2017 WBC는 TV로는 열심히 봤었지만 그 때는 직관해야 겠다는 생각은 못 했었는데 이번 프리미어12는 한국팀 8경기 중 6경기를 직관했다.

호주, 캐다나, 쿠바전 이었는데 경기 내용도 무난한 승리였고 국대경기라는 것이 무색할 정도로 경기장이 썰렁해서 재미는 없었다.

일본 티켓은 로손티켓에서 끊었는데 로손티켓이 해외로그인이 안 되고 한국에서 발행한 VISA는 결제가 안 되서 그냥 대행업체에 맡겼다.(http://aucpad.com) 물론 VPN깔고 JCB 카드로 결제하면 되긴하는데(이걸로 재팬시리즈 치열한 경쟁율을 뚫고 예매성공한 적 있음ㅋㅋ) 그냥 스트레스 받느니 수수료 좀 주고 대행사에 깔끔하게 맡기는게 좋은 경우가 많다.(대행사를 통해 이치로 은퇴식 당첨됨. 대행사는 프리미엄 로손티켓의 프리미엄 회원이기 때문에 티켓추첨에 당첨될 확률이 올라감) 

그리고 다음주 금요일에 일본으로 출발. 나리타공항에 10시쯤 내려서 12시에 하는 미국 대만전을 보러감. 

물론 우리팀 경기가 아니라 중간쯤 부터 들어가 봤었는데 대만 관중들이 꽤 많이왔고 응원열기가 뜨거웠다. 일본에 사는 대만인들일까? 응원하러 온 사람들일까? 일본하고 비교는 당연하고 대만하고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에서 야구 인기가 좋은게 맞나? 기본적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스포츠를 별로 안 좋아한 것도 있고 다른 스포츠랑 인기를 나눠가지다 보니 일본,대만에 비해 야구 열기가 낮다고 느껴진다.

 

그리고 한일 국대 유니폼을 샀다. 한국 꺼는 공식 굿즈는 안 팔아서 예전 2017WBC 버전을 샀음. 일국대 유니폼 마킹은 야마다 테츠토(山田 哲人). 정말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선수. 언젠가 야마다 테츠토에 대해서도 글 하나 쓰고 싶다. 응원가도 아주 예술. 토요일에 일본국대 유니폼 입고 돌아다녔었는데 뒤에서 중학생들이 야마다 테츠토 응원가 불러줬음ㅋㅋ

금요일 저녁은 멕시코 전. 난생 처음 익사이팅 존에서 봤다. 생각보다 뷰는 별로였다. 일단 3루 베이스 뒤에 있어서 그라운드에서 가까이 있다 뿐이지 홈베이스와 거리도 멀고 3루코치나 3루 주자에 가리는 일도 생기고 보는 각도가 불편. 나는 내 글러브를 가지고 갔는데 나눠주는 글러브은 그냥 애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 글러브 수준이었음.

다행히 이 경기를 이겨서 토,일 한일전 2연전을 드디어 볼 수 있게 되었다!!

토요일 슈퍼라운드 마지막 경기 한일전. 자리가 역대급으로 좋았다. 중계진도 만났는데 한국 유니폼입고 인사하니까 정우영 캐스터가 받았주었다. 사인받고 할만한 상황은 아니었고 승짱을 이렇게 가까이서 본 건 처음인듯.

사실 양팀다 최선을 다하기도 그렇다고 쉽게 가기도 어려운 경기. 솔직히 3회에 대량 실점했을 때 역시 일본한테는 어렵다고 봤는데 그 정도까지 따라잡을 줄을 생각도 못했다. 5회에 만루찬스에서 이정후 주루플레이가 두고두고 아쉽다.. 좀 더 집중해서 게임 잡았으면 결승에서 졌어도 1승1패로 정신승리 가능한 부분이었는데.. 김상수 타석은 기대도 안 했는데 장타까지 날려줘서 너무 기분 좋았음. 나에게는 이 경기의 하이라이트. 결국에는 투수력이랑 수비력에서 너무 밀리는 건 어쩔 수 없다. 초반에 최정이 충분히 아웃시키거나 최소한 단타로 막아줘야할 타구를 장타를 내주는 장면이랑 다음날 토노사키가 정말 어려운 타구를 아웃시킬뻔 한 것이 비교가 안 될 수가 없었다.

다음날은 오전에 아키하바라에서 놀다가 오후부터는 기를 모으기 위해 도쿄돔 옆에 있는 라쿠아스파라는 곳에서 계속 쉬었다. 전날까지 너무 빡센 일정이라(오전에 닛코 갔다가 다시 도쿄왔었음.).. 토요일에 7회쯤 맥주를 마셨는데 코피가 났다...ㅋㅋ 잘 가려서 화장실 다녀오긴했는데 한국 유니폼 입은 놈이 코피를 질질 흘리고 있으니 일본사람들이 쟤 뭐냐 했을거 같다ㅋㅋㅋ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 결승 한일전... 이걸 얼마나 보고 싶었나.. 혹시 한국팀이 안 올라오면 어쩌나 싶어서 좋은 자리 말고 외야를 샀는데 덕분에 일본 응원단 사이에서 봤다... 뭐 물론 3루측 외야였기 때문에 꼭 일본 응원석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눈총을 받을 수도 있는 곳이었는데 그래도 뭔가 떨리고 어색하면서도 너무 재밌는 경험이었다. 김하성, 김현수 홈런 쳤을 때 나 혼자 소리 쳤던 그 순간 평생 못 잊을 장면 중 하나가 될 거 같다. 끝나고 나니까 옆에 있는 아저씨가 나한테 악수 요청했고 뒤에 있던 나랑 비슷해보이던 젊은 친구가 "굿파이트" 라고 하길래 "오메데토" 해줬음ㅎㅎ 

경기는 결국 일본 투수의 벽을 넘지 못한 경기... 야마구치가 선발로 예정되었을 때 부터 분명 야마구치는 교진의 에이스라는 것 때문에 선발로 내정되었지만 지금까지 한국대표팀이 상대했던 우에하라, 다나카, 다르빗슈, 이와쿠마, 오타니에 비하면 한참 떨어지는 투수라고 생각했고 쉽게 공략가능할 거라고 판단했는데 거기 까지는 내 판단이 맞았다. 양현종이 완벽투를 할거라고 생각 안했지만 5이닝 3실점 정도는 해주지 않을까 봤는데 야마다 테츠토의 끈질긴 커트 후 홈런이 너무 완벽했다. 야마구치를 1회에 내리고 다카하시 레이를 바로 올린 것도 좋았고 계투들 구위가 우리나라 선수들이 처음보고 공략하기는 너무 어려웠을 것이다. 마무리로 야스아키가 올라온 덕분에 아스아키 점프도 보고 일본 응원단 응원 실컷 봤음. 기쿠치, 야마다, 토노사키 응원가는 너무 좋아서 저장해놓고 가끔씩 듣고 있음.

그리고 야마다 홈런친 공이 내 바로 옆자리 의자를 맞고 튕겨나갔는데 그러다보니 중계화면에 내가 잠깐 잡혔다. 얼굴을 알아볼 정도는 아니지만